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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토론토/생활정보

[캐나다/토론토] 내가 캐나다에 남는 이유

3월 16일부로 캐나다는 국경을 봉쇄했고

사람들은 사재기를 하느라 미쳐있었고

3월 17일,

나는 캐나다에서 백수가 되어버렸다.

요즘 부모님으로부터, 친구로부터 

한국으로 잠시 돌아오라라는 연락을 많이 받는다.

나 역시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다.

하루하루 고민과 걱정의 연속이었다.

아니, 사실 지금까지도 그렇다.

하지만 나는 캐나다에 남기로 결정을 했다.

내가 캐나다에 남기로 결정한 것은

단지 '한국에 돌아가기 싫다'는 

단순한 이유만은 아니다.

 

<<너무 이른 결정>>

가장 큰 이유로는

캐나다에서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진지

아직 2주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캐나다가 이 사태에 전혀 대비하지 않고 있었고

미국의 결정을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캐나다가 어떻게 이 상황에 대처할지

지켜봐야한다고 생각을 했다.

게다가 정부 보조금에 대한 말이 나오고 있어서

이 또한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잡힐때까지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재기 또한 갑자기 사람들이 패닉상태에 빠져

미친듯이 사재기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추후에 서서히 다시 부족한 물품들이

공급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의 노력이 헛되이 될 것 같은 두려움>>

캐나다에 온지 정확히 1년이 되었다.

물론,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1년간 나름 많이 노력했다.

영어 뿐만이 아니라 내 개인적으로도

가장 성장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이 마음가짐을 이어나가고 싶었다.

지금 한국으로 돌아가면 

지금까지 노력한 것들이 다 없어져 버릴것만 같았다.

예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금전적인 문제>>

금전적인 문제도 컸다.

캐나다는 집렌트를 시작할 때

마지막 달의 렌트비와 디파짓을

집주인에게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대부분 이사가기 전 

한 달 전 집주인에게 한달 후

이사를 나가겠다는 노티스를 줘야한다.

그래서 이 상황에서 내가 바로 한국에 돌아가버리면

한달치 방값 + 보증금(약 $1000불)을

포기하고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또한, 비행기 값도 이전보다 많이 올라있었기 때문에

금전적인 손해가 컸다.

물론, 현재 레스토랑이 문을 다 닫아야 하는 바람에

수입이 끊겨버렸지만

정부 지원금 프로세스가 어떻게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가면 뭐가 다를까>>

물론 한국 의료 시스템은 

캐나다 의료 시스템에 비할 게 아니지만

상황이 힘든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한국에 돌아간다고 해도

이미 실업자가 많은 상황에서

경제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또한 한국은 오히려 사람이 붐비는 곳이 많아

내가 너무 답답할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돌아가서 부모님에게 짐이 되기 싫었다.

분명 돌아가면 한동안 집에서만 생활을 해야할텐데

부모님에게 의지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캐나다에서의 새로운 목표>>

늦은 나이지만

컬리지에 가기로 결정을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지금이 내 남은 인생에서 가장 어린 나이이고

지금이 아니면 평생 못할 것 같았다.

이 목표 하나를 생각하며 달려왔는데

당장 이 목표가 없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물론 캐나다가 좋은 것도 있지만

캐나다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겼기 때문에

캐나다에 남고 싶었다.

 


 

여기까지가 내가 캐나다, 토론토에

남기로 한 가장 큰 이유이다.

상황이 더욱 더 심각해지면 

당연히 한국으로 돌아가야겠지만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

간절히 바랄 뿐이다.

부디 캐나다, 한국 뿐만이 아니라

이 상황이 빨리 해결되어 

전세계 사람들 모두

안전하고 평범한 일상을

다시 돌려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